용인시의회-집행부, ‘경찰대학 체육시설 사용동의안' 반련 놓고 갈등

시정질문에 답변하는 행정문화국 이현수 국장

용인시의회 212회 정례회 4차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시 간부공무원이 개인적 감정 표현으로 시의회를 비난해 본회의가 파행되면서 정찬민 시장이 공개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본회의가 열린 6일 오전 10시 행정문화국 이현수 국장은 남홍숙 의원이 질문한 <경찰대학 체육시설 사용동의 건>에 대해 답변하며 “(구)경찰대 운동장과 실내체육관을 생활체육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무상 사용권을 취득한 동의가 있었고, 이 사용동의가 시의회 의결사항인지에 대해 시의회와 집행부간 법리적 이견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다소 시간은 걸렸지만 법리적 논쟁보다는 시민들의 건강과 생활편익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판단과 시의회의 사후 승인 약속이 있어 동의안으로 상정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약속과는 달리 어처구니없게도 용인시 업무제휴 및 협약에 관한 조례 제5조제2항에 의한 절차상 하자라는 이유로 반려됐다.”며 “동의안이 사후 승인에 대해 이미 7대 의회에서 의결한 바 있고 그런 결과를 기초로 한 자치행정위원회의 약속인데 새삼 절차상 하자라는 이유로 반려한 것은 아마도 상정한 동의안이 의결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한데 따른 부담, 또 동의안을 의결 또는 부결하는데 따른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비난했다.

이 국장은 “37년 공직의 자존심을 버리고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판단에 의회의 요청에 따랐는데 또 한번 죽임을 당했다.”면서 “한숨만 나오고 참담하다. 신뢰가 무너진 현실, 정치놀음에 놀아나는 공직이라면 과연 그런 공직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라며 한탄해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계산보다는 용인시를 생각하는 마음, 시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견제와 균형, 협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무리했다.

그러자 예상치 못한 이 국장의 발언에 본회의장에 있던 시의원들과 동료 공무원들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국장의 답변이 끝나자 홍종락 의원이 30분간 정회를 요청했고, 오전 11시 30분께 속개됐으나 김중식 의장은 또다시 3시간 동안 정회를 선언하고 의원들 간 긴급 논의에 들어갔다.

오후 2시30분께 다시 속개된 본회의장에서 박남숙 의원은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이 개인의 감정적 표현과 정치적 이해관계 등의 발언으로 부적절하다”며 이에 대해 정찬민 시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정 시장은 “시정 책임자로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이현수 국장의 개인적 감정 표현 등은 적절치 않아 김중식 의장을 비롯해 의원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예상치 못한 이 국장의 발언으로 4시간 넘는 본회의 파행은 정찬민 시장의 공식 사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경찰대학 체육시설 사용동의 건>을 놓고 용인시의회와 시 집행부 간의 갈등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남홍숙 의원의 요청으로 집행부가 상정한 <경찰대학 체육시설 사용동의 건>을 시의회는 비공식 내부 회의를 통해 당초 ‘사후 동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동의안을 반려시키기로 합의해,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