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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부동(和而不同)

기사승인 2017.01.23  18: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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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초 김봉영 교장

요즈음 뉴스에서 흘러나온 말들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럽게 흩날린다. 보통의 시민들은 화가 치밀어 올라 어느 곳이든 분풀이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고 어려워진 삶의 경기는 모두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세상살이에 딱 맞는 명언의 문구가 생각난다.

논어 자로(子路)편의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는 말이다.

군자는 화(和)하되 동(同)하지 않지만, 소인은 동(同)하되 화(和)하지 않는다. 무슨 말일까? 화(和)라는 것은 조화, 화합, 화목, 어울림 등을 말하는 것이고, 동(同)은 같음, 획일성 등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기에 이 말은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의 화합, 어울림을 추구하되 획일적인 같음을 요구하지 않지만, 소인은 획일적으로 자기와 같을 것만을 요구하지, 서로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이와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모습은 과거에도 있었겠지만 요즈음 우리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는‘不和’가 더 심각하게 나타고 있지는 않는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회적 쟁점에 있어서 한쪽에서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어떻게 하든 조화로운 해결점을 찾으려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한쪽에서는 아예 자기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려들지 않고 자기와 다르다고 하여 무조건 적으로 돌려 타도하려고만 하는 사람이 있다. 공자님 말씀대로라면 전자가 군자이고 후자가 소인일 텐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소인의 목소리가 워낙 강하여 군자의 목소리는 거기에 묻힐 뿐만 아니라 군자로 일컬어지는 사람(?)중 많은 분들은 회색분자(?)로 매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또 한편으론 조선 시대의 당쟁정치의 유산으로 패거리 문화가 발달하여 자기와 다른 패거리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패거리의 주장에는 귀를 닫고, 자신의 패거리 내에서도 다른 소리를 내면 배신자로 낙인 찍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라. 과연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옳고,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틀린 적이 있는지. 또 자신만이 절대 진리임을 내세워 정치를 농단(壟斷)하였을 때 과연 그 사회가 행복하였는지를.

신영복 교수는 존재론적 세계관에서 관계론적 세계관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한다. 존재론적 세계에서는 모든 존재와 존재들 간의 관계가 경쟁적이며 각자의 존재성을 배타적으로 키워가려는 운동을 하는데, 신교수는 현대물리학의 세계를 들면서 세계의 실상은 존재론적 구조가 아니라 관계론적 구조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세계에서 생명은 배타적인 존재일 수 없으며 다수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결합된 관계망(關係網)이요, 나 아닌 다른 것과의 관계 그 자체라고 한다.

그렇다. 이런 관계의 세계에서는 나는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그물망을 통하여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남’은 내가 살기 위해 타도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 하는 또 다른 ‘나’이다. 그런데 그런 또 다른 ‘나’는 나와 똑 같을 수는 없다.

그리고 생명이란 다양한 색채를 가지고 있어야 변화무쌍한 세계에 적응해서 나아갈 수 있는 것이지, 획일적이면 큰 시련 앞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만다. 우리 모두 지금부터라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자, 아니 존중하자. 그리고 화이부동(和而不同)하자.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저작권자 © 용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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