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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경지의 세계>-17. 영화 기생충, 왜 아카데미영화 ‘작품상’ 수상 가능했나?

기사승인 2020.02.15  22: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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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김왕석 전 교수>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뒤 흔들었다.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101년 한국 영화 역사뿐만 아니라 92년 오스카 역사도 새로 썼다. '기생충'은 세계 영화 산업의 본산인 할리우드에서 자막의 장벽과 오스카의 오랜 전통을 딛고 작품상을 포함해 총 4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작년 여름에 국내에서 영화가 상연될 때만 해도, 해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라서, 상(賞) 받은 영화가 어떤가에 관람객들은 더 관심을 기울였다.

의외로 국내 관람객 수는 천만을 넘겼지만,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후(厚) 하지 않았다. 바로 그 영화가 ‘기생충’이었다. 그런데 국내 관객들의 평가와는 다르게 영화 ‘기생충’은 가는 곳마다 세계 영화상을 휩쓸었다.

왜?, 어떤 내용이길래?, 그토록 관심이 집중되고, 아카데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는지 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첫째, 세상 사람들이 부인하든 부인하지 않든 간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폭력과 살인 충동’은 인간의 가장 본원적 충동이다. 폭력과 살인 충동은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외적을 물리치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간 스스로 길러 낸 것이다. 그것이 원형 그대로 유전되어 우리의 의식, 무의식에 잠재된 것이 폭력과 살인 충동이다. 기생충은 영화 상영시간 131분 내내, 바로 우리들의 의식, 무의식에 잠재된 폭력과 살인 충동에 관해 경고를 계속하고 있다.

둘째, 영화 기생충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와의 대립과 불신의 감정 층이 얼마나 두터운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오늘날 자본가 계급과 사회적 약자 간의 계급갈등은 사회체제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심각해졌다. 이것에 대한 심각성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통합성을 파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것에 대해 전혀 예감하지 못하는 것은 자본가 계급뿐이다. ‘세계화 이후의 세계’가 펼쳐진 후 부(富)의 사회적 집중은 하루가 다르게 편중되고 있다. 반대로 경제적 약자들의 경제적 환경은 절대빈곤의 낭떠러지 속으로 추락하고 있다.

그것이 사회적 약자들의 의식, 무의식을 고통과 비참으로 몰아넣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는 이러한 계급과 계급투쟁의 원천을 폭로하고 있다. 사소한 냄새가 살인의 원인이 될 만큼 심각해져 가고 있다.

셋째, 분명 폭력과 살인 충동, 있는 자(者)와 없는 자와의 계급투쟁은 무거운 영화 주제임에 틀림없다. 영화 기생충은 이런 무거운 주제를 영화예술을 통해 아주 회화적으로 가볍게 다루고 있다. 지하실과 초 호화주택이라는 경제적 차등을 설정하였고, 서로 다른 주거지의 채취에 착안하여 폭력과 살인, 계급과 계급투쟁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영화 ‘조커’는 기생충과 똑같은 내용의 영화다. 영화 조커가 무겁게 내용을 표현해 냈다면, 기생충은 폭력과 살인, 계급과 계급투쟁에 대해 시종 가벼운 표현 방법을 택했다. 예술성과 난이도가 높은 영화를 이보다 쉽게 표현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석권하면서 우리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어찌 보면 우연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이력을 보면 결코 그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는 살인과 폭력 전문 영화감독이라 할 만큼 인간의 폭력성에 관해 집요함을 보여주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의 의식. 무의식 속에 폭력이 가득한 한, 우리는 생활 속에서 기쁨, 행복에 근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은 사회적 잉여를 거의 수탈적으로 독식하고 있고, 사회적 약자들은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위협받고 있다. 자본가들에 대한 사회적 약자들의 감정적 분노는 한계를 넘어 폭력과 살인 충동, 계급과 계급투쟁의 한계점까지 팽배해 있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다.

영화 기생충이 표현하고 있는 것은, 나와 우리의 문제일 뿐만 아니고, 세계가 당면한 문제이다. 그것은 역으로 우리 자신의 ‘내면의 문제’이기도 하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수상을 통해 우리 스스로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이 인간의 폭력성과 살인 충동, 사회적 부의 잉여에 관해 심각한 각성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리 영화의 귀중함에 대해 자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구명석 기자 gms75@hanmail.net

<저작권자 © 용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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